노을이 질 무렵의 풍경은 아주 낯설고도 아름다운 색을 보여 줍니다.
뇌에서는 당연한 듯 받아들일지라도
사실 색감은 낮 동안 우리가 봐 왔던 것과는 너무 많이 다르죠.
은은한 보라빛과 오렌지빛.
분명 해는 다 저물어 어두워지는 것이 아쉬워서...
그리고 밤새 나를 그리워 하라며
이렇게 예쁜 빛을 잠깐 보여주고 가는 것이리라.
살짝 낯부끄러운 감성에 젖어들게 만듭니다.
왼쪽 편으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흰 벽 건물들은 다들 오렌지색으로 빛나고
땅그림자는 보라색으로..
따뜻하면서도 쓸쓸한듯한 느낌입니다.
스케치할 것이 너~~~ 무 많아 보이죠;;;;
하지만 잘 그렸죠??ㅋㅋㅋ
연필은 항상 나를 신나게 만듭니다.
위에 물감이 올라갈 것 이기 때문에 더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참아줍니다.
연필 스케치가 강하면 나중에 물감이랑 섞였을 때
깨끗한 수채화의 느낌을 살리기가 어렵더라구요.
스케치한 후에는 아쉽지만 지우개로 적당히 흑연 가루들을 덜어내듯이
살짝 지워주게 됩니다.
물감 중에 '오페라'라는 색이 있는데요.
아주 쨍~ 한 형광 느낌의 분홍색이에요.
단독으로 쓸 일은 사실 많지 않은데, 노을 진 하늘의 예쁜 핑크로는 딱인 듯하네요.
울트라 마린과 오페라의 조화!!
이름들도 멋져브러요~
이 오페라 색상은 참 신기하게도 다른 색과 섞으면 채도를 높여줘
발랄하고 산뜻한 느낌을 주는 색상으로 바꿔준답니다.
지금도 참 잘 안되지만은... 나무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몇 번째 그림인데도 영 어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사실 몇 년 지난 지금도 비슷;;;ㅠ.,ㅜ)
아직 남아있는 태양빛이 비추는 벽면은 물감을 바르지 않아도 될 정도로 환합니다.
그 외의 건물벽도 연하고 밝은, 그렇치만 좀 어둑해 보이는....
그런 색으로~
(그게 무슨 색이야;;;;)
바닥같이 넓은 면적을 칠할 때는 많이 긴장이 됩니다.
전체적으로 물을 발라 표면을 촉촉하게 해 놓고,
마르기 전에 적당한 농도의 물감으로 촤~ 하면서 펴 바르고
예쁘게 번지게 하는 것!! 그런 것!!!
의도한 대로 딱 그렇게 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물이 어디로 흘러 어떻게 번지고
물감과 섞여 어떤 형태를 띠며 마르게 될지...
수채화라 함은 거의 운에 맡겨야 하는 그림인 것이죠!!
속도감과 운 모두 따라준다면 내 의도와는 좀 차이가 나더라도
뭔가 묘한 아름다운 얼룩을 선물로 남겨 줍니다.
이번엔 운이 좀 모자랐나?ㅎㅎㅎ
살짝 얼룩이 예뻐 보이지 않지만, 이 정도면 만족입니다!!
스킬을 열심히 쌓아 올려 운도 뛰어넘어.. 아니 운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을 정도??
그 정도가 되면 참 좋겠다~
(수채화를 잘 그리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물의 정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 하는 소망을 가져보며 그림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