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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기&낙서장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를 경험하다.

어제 집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건물 위층에서 펑!펑! 하는 둔탁하고 큰 소리가 들렸습니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냥 위층에서 공사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갑자기 밖에서 "불이야~" 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깜짝 놀라 현관문을 열어보니 아래집 아주머니가 위층에 불났다고 하시더라고요.
바로 밖으로 나와 위를 쳐다보는데, 시커먼 연기가 3층 복도 창문을 통해 새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계속 뭔가가 펑! 하고 터지고 곧 이어 유리창도 깨져서 땅으로 떨어져 부셔지는 영화같은 장면도 이어졌습니다.;

다행히 복도 쪽에서만 난 불이고 집에 계신 분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불이 번지지 않을까 싶어 너무 무섭더라고요.
정말 일분 일초가 한시간 처럼 느껴졌습니다.
특히나 저는 집에 키우고 있는 개들과 고양이가 있어 더 걱정이었습니다.
여차하면 집에 들어가서 데리고 나올려고 하는데, 다행히 금방 소방관분들이 도착하셨고 바로 불을 꺼 주셨습니다.


평상시에도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일하시는 소방관분들을 보며 참 고마우신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 제가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더 감사했습니다.

경찰분들과 과학수사대분이 오셔서 현장 사진 찍으시고, 여러가지 화재 발생에 관해 물어보셨습니다.
아무래도 위층 복도에 쌓아둔 물건들에 누군가 담배를 피다 버린 꽁초로 인해 불이 난게 아닐까 싶다고 하셧습니다. 평상시에도 그곳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이 있었다고 주변분들이 말씀해 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 겪는 일이라 너무 놀라고, 담배피고 버린 사람 찾아서 때려주고 싶었지만 누가 버렸는지 정확한 증거가 없으니 뭐....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닌 복도에만 불이 나고 금방 꺼져서 다행이었지만 불 때문에 옥상에 있던 물탱크가 터져 아랫집으로 다 흘러 물이 찼더라고요.
가서 도와드리고(저희집에 물 잘먹는 극세사 걸레가 있어서..ㅎㅎ) 얼마나 많이 탔는지 위층에 올라가 살펴보니 시커먼 그으름과 불에 탄 짐들이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다시 봐도 정말 처참하네요...;;;

그래도 다치신분도 안계시고 이정도에서 끝난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불난걸 늦게 발견했거나 짐 중에 인화성 물건들이 많았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한....

범인을 잡을수도 없어 복구 비용을 건물내 사람들이 나눠서 내기로 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아랫집 분들의 경우에는 위층에 거의 올라가지도 않고 이번 화재로 인해 복도에 둔 짐들도 다 물에 젖어 여러가지로 피해만 입었는데, 거기에다가 피해 복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되었습니다.

티비에서 담배불 때문에 화재가 났다는 소식을 종종 들었는데, 실제로 겪게 되다니 참....

담배 피시는 분들, 담배 피는건 자유지만 제발 남에게 피해되는 일은 없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담배 불끄고 확인하는거 1분도 안되잖아요..

연말연시 들 뜬 마음에 실수나 방심으로 인해 불이 났다는 뉴스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