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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네가족(2010년)

서열 NO.1 강아지 금순이와 낯선 사람의 친해지는 법

2010/11/22 - 낯선 사람과 친해질 수 없는 금순

불러오는 중입니다...

타고난 탄탄한 근육과 스피드, 울려 퍼지는 저음의 우렁찬 목소리, 금순이는 저희 집에서 사람 빼고 서열 NO.1입니다. 착한 성격에 똑똑하고 평화주의 견인 첫째 공주와 유일한 수캐이지만 정신 연령은 초딩인 X꼬발랄한 막내 짱구는 서열에 관해 전혀 무관심하니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금순이의 집안을 지켜야 한다는 본능이 안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개가 세 마리나 되는데도 아직까지 자존심을 건 피 튀기는 서열 싸움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생각날 때마다 바뀌거나 의심스러운 점이 없는지 온 집안을 한 바퀴씩 돌며 굳건히 서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다행히 성격이 모나지 않아 자기 몸 갑자기 건드리는걸 엄청 싫어하는데도 다른 개들의 갑작스러운 터치에도 물거나 하지 않네요. 착한 금순입니다.

 

그렇게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금순이지만 긴장하는 날들이 안 생길 수 없죠. 바로 낯선 사람들의 방문, 공주와 짱구는 한 번도 안 본 사람이래도 평생 알고 지낸 사람 마냥 낯선 사람에게 안겨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를 보여주는 반면 금순이는 멀찍이 떨어져 굵고 낮은 저음의 으르렁~을 시전 하며 짖습니다. 도시가스 검침하시는 분이 오시는 날은 금순이는 당연히 짖어서 공주와 짱구는 쓰다듬어 달라고 달려들어 위협 아닌 위협을 하기에 다른 방에 다 같이 갇아 놓아야 합니다.

 

금순이를 지금까지 지켜봐 온 결과, 낯선 사람의 기준은 처음 본 사람이거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인데도 2주에서 한 달 정도 못 보면 낯선 사람인 것 같습니다. 기준이 다를 순 있으나 기억력이 나빠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엔 노즈 워킹을 기가 막히게 하는 금순이를 보면 낯선 사람의 기준이 확실히 있는 듯합니다.

 

어릴 적에는 매일 보고 지금은 가끔 보는 동생이 집에 방문한 날, 본지 한 달 정도 됐으니 어김없이 금순이는 본능적으로 경계를 하며 으르렁~ 거립니다. "야, 서운하다. 나 몰라, 금순?" 어느새 오른손은 공주를, 왼손은 짱구를 쓰다듬고 있는 동생의 서운한 감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순이는 동생이 말한다고 멍멍!! 짖습니다.

 

시간이 좀 흐른 후, 금순이의 경계심이 살짝 풀리고 으르렁~거리거나 짖지 않고 슬금슬금 동생에게 다가가는 금순. 이때 금순이를 번쩍 안아 들어 올려 동생의 품에 금순이를 안겨 줍니다.  

 

아.. 이게 아닌데..

 

어무이.. 구해 주소..

 

우쭈쭈쭈쭈!!                                               이런 상황 정말 싫은데..

 

나 정말 몰라? 금순?                                                        몹시.. 난감합니다, 

 

이것이 견생인가...

 

몹시 난감한 표정가 불편한 포즈로 동생에게 안긴 금순 양. 우쭈쭈쭈~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려고 금순이를 달래 보지만 눈을 안 마주치려고 회피해 버립니다. 이럴 때 금순이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친해질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쓰담쓰담.. 이제 기억 나?                                                 아?!! 이 느낌은....???!!

 

언니.. 왜 이제 왔어..

 

쓰다듬어 주기입니다. 한참을 쓰다듬어 주자 편안한 표정으로 안기는 금순 양. 거기에 첨엔 안 받아먹던 간식까지 먹으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이 꼬리를 살랑살랑 치며 애교를 부립니다. 이렇게 또 친해지지만 또 2주일만 안 봐도 다시 으르렁 거리긴 합니다.^^;;

 

사람에겐 절대 입질을 하지 않고 금순이와 알고 지낸 지 오래돼서 동생 품에 안겨주는 거지 입질을 하는 개의 경우, 항상 조심해야 하는 점, 아시죠? 특히, 쓰다듬어 주실 땐 충분히 친해진 후, 멍멍이의 허락을 받고 주의하시면서..!!!

 

이상, 저희 집 서열 NO.1 금순이의 당황한 표정과 본의 아니게 낯선 기준에 들어 간 동생의 친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