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가을이는 털색이 가을 빛깔 같다고 하여 지어준 이름입니다.
처음 데려올 때는 가을이 생각나는 밝은 갈색이었는데 점점 짙은 갈색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늘은 한창 사춘기를 겪던 가을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어 올려 봅니다.
이갈이 시기도 다 끝나고 강아지 시절도 다 지났음에도 입질을 자주 하던 가을이...
어디서 그렇게 힘이 넘쳐나는지 혈기 왕성하게 뭐든 입으로 가져가 다 부셔버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물건도 물건이지만 자칫 날카로운 물건에 입질을 하다 다치지는 않을까.. 다치면 그게 다 돈인데..ㅜㅜ
워낙에 천방지축 말썽쟁이라 혼을 내도 말을 안 들으니 걱정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산 물건을 기어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가을..!!
다신 그러지 않게 동생이 훈육에 들어갑니다.
사진 속 까진 책장도 가을이의 작품입니다.
처음엔 아닌 척하며 딴청을 하며 왠지 모르게 억울한 표정을 짓습니다.
계속해서 억울한 표정을 짓다가 동생의 날카로운 눈빛과 변명을 못하게 만드는 물증이 슬슬...
싸늘하게 비수가 되어 날아와 가을이의 가슴에 꽂히기 시작합니다.
분위기가 점점 안 좋아진다는 걸 느끼기 시작합니다.
억울한 표정과 반성하는 표정이 미묘하게 교차하기 시작합니다.ㅎㅎ;
한 5분 정도 훈육을 하고 마무리를 합니다.
뭐, 훈육 한 번으로 말을 잘 들을 것 같으면 애초에 말썽을 안 부렸겠죠..;;
훈육이 끝나고 의기소침해하며 안아달라고 간절한 눈빛을 발사하는 가을이의 모습이 불쌍해 보이기도 하지만 바로 안아주면 잘못해서 훈육을 받았다는 걸 기억하지 못할 것 같아 잠시 혼자만의 생각(반성)을 할 시간을 줍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서로서로 안정이 되었을 때쯤.. 동생이 가을이를 안아줍니다.
그 모습이 예뻐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그냥 지켜만 봤다고 저를 보며 억울해하며 화를 내는 가을이의 모습입니다.
요즘은 입질도 안 하고 어릴 때보다 많이 얌전해지긴 했으나 가끔 어린 시절 혈기 왕성하고 천방지축 말썽쟁이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가을이도 이제 10살이 넘었네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데려온 지 엊그제 같은데...
말썽쟁이라도 좋으니 건강하게...!!